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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편한 육아

나의 수유성향은? 모유수유 vs 분유수유

by 안녕피오니 2022.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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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유 수유가 잘 맞을까 분유 수유가 잘 맞을까

 

 아기를 출산하고 나면 엄마가 가장 먼저 직면하는 문제는 바로 '모유수유'이다. 많은 임산부들이 그러하듯이 나 또한 "모유가 잘 나오면 모유수유를 하고 잘 나오지 않으면 분유 수유하지 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모유수유를 접근했다. 운이 좋게도 (어떻게 보면 나쁘게도) 나는 젖양이 굉장히 많은 출산모 중 하나였고 그럼 100일 정도는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하면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모유수유는 단순히 엄마가 마음먹는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다. 단순한 생각으로는 젖양이 많으면 아이에게 먹일 젖이 충분하니 편하게 먹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아기가 먹는 양보다 젖이 많으면 오히려 젖몸살이 올 확률이 높다. 다른 엄마들의 경우 양쪽 젖을 모두 먹여야 애기가 풍만하게 배부르다 보니, 조리원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아기가 직수(직접 수유)가 익숙해지면 양쪽 젖을 모두 풍부하게 빨고 자지만 나의 경우 한쪽 젖만으로도 아기가 충분히 먹으니 양쪽 젖을 모두 먹일 수가 없었다.

 이 고민에 대해 논의하니, 조리원 실장님은 아이에게 직접 수유를 계속하는 게 해결 방법이라고 답변 주었다. 한 수유 텀 당 한쪽씩 젖을 물리면 젖양도 맞춰지고 아기가 뱃고래가 늘면서 점점 수유 텀마다 양쪽 젖 모두 먹을 것이라는 답변. 실장님의 답변과 응원의 힘을 받았고 조리원에서 퇴소하기 전 아이와 수유 텀을 맞춰보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조리원에서 새벽 수유 콜까지 받아가면서 직접 수유만을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쪽 젖만 먹고도 배불렀던 기억 때문인지 우리 아기는 절대 다른 쪽 젖까지 물지 않고 한쪽 젖을 빼는 순간 다시는 젖을 입에 물지 않았다. 이 증상은 점점 더 심해져서 나중에는 스낵킹 현상 (똑게 육아에 나오는 안 좋은 수유법으로 영양가가 덜한 전유, 앞 젖만 짧게 먹고 짧게 쉬고를 반복하는 것)이 더욱더 심각해져서 약간의 배고픔만 해결된다면 젖 빠는 걸 중단하고 수유쿠션에서 잠들어 버리기 일수였다.

 

 조리원 퇴소 후 일주일 동안 수유 텀이 1시간에 1번, 한 수유텀당 짧게는 5분 길게는 8분 정도만의 젖을 빨고 더 이상 입을 벌리지 않는 아기를 보며 좌절했다. 뱃고래가 늘면 우리 아기가 모유수유를 잘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유축 수유까지 강행하면서 뱃고래를 늘려봤지만, 오히려 유축 수유 때를 수유로 생각하고 직수는 더더욱 간식처럼 먹는 현상이 심화되었다. 출산 후 조리원에서도 새벽 수유, 모자동실 시간을 늘려서라도 직수를 강행했던지라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진 상태에서 낮에는 시간마다 유축, 유축기 설거지와 더불어 아기에게 유축 모유를 데워주고 젖병까지 설거지하는 과정이 정말 버거웠다. 새벽에는 잠결에 유축 모유를 데워주는 게 어려워 직수를 시도했으나 새벽에도 스낵킹 현상은 멈추지 않았고 1시간에 1번씩 배고프다고 깨는 아기로 인해 젖을 먹이다 아기랑 함께 잠들어버리는 상황마저도 반복되었다.

 체력적 한계와 수면부족으로 인한 산후 우울증이 심화되어 결국 50일 만에 단유를 결심하고 완전 모유에서 완전 분유로 빠르게 넘어갔다. 그리고 완전 분유를 하고 깨달았다. "내 성향에는 모유 수유보다는 분유 수유가 훨씬 더 잘 맞는구나!" 또한, 조리원 동기들이 아기 100일을 이후로 단유를 시도하면서 모유와 분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엄마의 성향마다 어떤 게 더 잘 맞는지도 곧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엄마들이 단순하게 내 젖양에 따라 수유를 결정하는 게 아닌 나의 성향에 맞춰 어떤 식으로 아이에게 수유를 할지 미리 알게 된다면 단유 할 때 죄책감을 느끼는 일이 방지될 수 있고, 조리원에서도 직접 수유만 연습할게 아니라 단유로 인한 분유 수유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젖병 물리는 법 등을 배우고 나오는 게 애(미가) 편한 육아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수유 성향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엄마에게도 수유 성향이 존재한다

 

 처음 50일 만에 단유를 결심했을 때는 아기에게 위로가 되는 엄마 쭈쭈를 주지 못한다는 미안함과 갑작스러운 분유 수유로 인한 아기 배앓이, 속 역류 발생으로 모든 게 나의 탓인 것 같다는 죄책감에 빠졌었다. 그러나 차츰차츰 아기와 수유 텀을 잡아가고 배앓이, 속 역류를 해결해가면서 오히려 모유수유 때보다는 분유 수유가 나의 성향에 더 잘 맞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반대로 아기 성장에 맞춘 수유량 변경으로 수유텀을 다시 계산하는 게 더 불편한 엄마들도 있다.이는 즉 수유에도 엄마 성향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나의 성향에 맞춰서 아기에게 수유를 하는게 애(미가) 편한 육아 방법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나는 항상 지인들에게 모유는 아기에게 완전식품이고 엄마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식사야라는 말만 강조하지 말고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신생아를 육아하느라 체력적 심리적 한계를 느끼는 엄마들에게 "엄마에게 맞는 수유법"을 말하고 싶다. 정말 잦은 수유를 해야 하는 신생아기엔 엄마에게 맞는 수유 성향을 파악해야 엄마가 더 빠르게 육아에 적응할 수 있고 육아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많은 엄마들이 목표한 일정보다 체력적, 심리적 한계로 더 빠르게 단유를 결정했을 때 불필요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모유 수유가 맞는 엄마와 분유 수유가 맞는 엄마의 차이점은 어떤 것 일지 정리해보자. 

 

모유 수유가 맞는 엄마

  • 모유가 아기에게 더 훌륭한 완전식품이라고 생각하는 엄마
  • 아기의 수유를 엄마가 100% 책임지는데 부담이 없는 엄마
  • 1회, 1일 아기의 수유량 수치가 정확하고 구체적이지 않아도 스트레스받지 않는 엄마
  • 외출 시 젖병, 분유 등 많은 준비물을 챙기는 게 부담스러운 엄마
  • 분유병 설거지 및 열탕 소독이 부담스러운 엄마

분유 수유가 맞는 엄마

  • 분유 또한 충분히 아이에게 훌륭한 식품이라고 생각하는 엄마
  • 수유를 엄마가 100% 책임지기 부담스러운 엄마
  • 먹는 양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엄마 (1회 수유량, 1일 총수유량을 정확하게 알고 싶은 J형 스타일)
  • 항상 수유복, 수유 브라를 입어야 하는 게 부담스러운 엄마
  • 수유로 인한 음식, 커피, 술 등이 제한받는 게 부담스러운 엄마

 

 나의 경험과 주변 지인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정리한 모유 수유가 맞는 엄마와 분유 수유가 맞는 엄마이다. (젖이 잘 돌지 않는 경우는 선택할 수가 없으므로 포함하지 않았다.) 우선 모유와 분유의 장단점은 서로 극명하고 정반대라고 볼 수 있다. 모유 수유는 엄마가 100% 수유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그만큼 내 아이에게 더 좋은 식품을 제공한다는 뿌듯함과 분유 수유보다는 상대적으로 설거지나 외출 준비물에 대한 불편함이 감소한다. 반대로 분유는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나 다른 가족들이 아기 수유를 함께 책임져 줄 수 있다는 편함이 존재하지만 그만큼 설거지와 외출 준비물에서의 부담이 모유 보다는 큰 편이다. 그렇기에 내가 어떤 걸 더 편해하고 선호할지는 내가 어떤걸 더 편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할지를 보고 결정하면 된다. 

 물론 엄마의 성향뿐만 아니라 모유 수유는 아기의 도움도 필요하다. 아기와 함께 직수를 맞춰 나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분유 수유로 빠르게 변경하는 것 또한 애(미가) 편한 육아 방법이다. 직수를 버거워하는 아이를 달래 가며 하루 적게는 7번 많게는 10번 이상의 수유로 씨름을 한다면, 잠도 못 자고 아기에게 들러붙어 노력하는 엄마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아기에게 원망스러운 마음까지 들기도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엄마 마음이 편해야 아기도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은 마음으로 모유 수유를 강행한다면 아무리 모유가 훌륭한 식품이라고 해도 엄마가 행복하고 편안하게 육아할 수가 없어 아이에 대한 사랑보다는 불편함으로 빠르게 육아 우울증이 올 수 있으니, 도움 주지 않는 아기를 원망하기보다는 수유 방법을 빠르게 바꿔 엄마가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육아를 할 수 있도록 하자.

 

모유 수유가 맞지 않는 아기

  • 계속해서 직수를 거부하는 아기
  • 한쪽 가슴만 짧게 빠는 스낵킹이 반복되는 아기 
  • 유두 혼동으로 젖병만을 찾다 보니 유축 수유가 익숙해진 아기

 아기의 직수 거부 혹은 스낵킹으로 인해 유축 수유를 하는 건 모유 수유의 어려움과 분유 수유의 어려움 플러스 알파로 유축기까지 설거지해야 하니 엄마가 정말 빠르게 지치는 방법이다. 내 경험상으로도 그리고 엄마가 편한 육아방법으로도 유축 수유는 권장하고 싶지 않다. "모유가 완전식품인데.."라는 엄마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항상 내가 하는 말은 "대기업에서 비싼 연봉 주면서 연구원들이 머리 싸매고 연구한 분유 또한 좋은 식품이야, 걱정하지 말자."이다. 모든 걸 엄마가 최고로 육아하고 싶은 건 알지만 엄마 몸이 편하고 마음이 편해야만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 마음이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 최고의 식품이라는 모유를 제공하면서 엄마 마음이 한껏 우울해진다면 그건 행복한 육아라고 할 수 없다. 모유 수유는 엄마의 성향, 아기의 도움 그리고 적절한 젖양까지 삼박자가 모두 맞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특히 오롯이 엄마만 가능한 일이므로 누군가의 강요나 의견에 휩쓸리지 말고 반드시 엄마의 성향과 마음가짐에 따라 결정하자.

 

엄마의 수유 성향 파악 및 결정이 어렵다면

  • 모유 수유 (직접 수유)를 병원과 조리원에서 모두 시도하자
  • 단, 모유수유 목표 일정을 짧게 두자 : 10일 또는 30일
  • 이후 엄마가 모유 수유와 맞는다면 기간을 50일, 100일, 그 이후까지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하자
  • 엄마의 마음이 바뀐다면, 언제든지 단유 할 수 있게 조리원에서는 직수 이외에 분유 수유 방법 또한 배워오자 (직수만큼 젖병 물리는 게 어렵다)
  • 여유가 된다면 조리원에서 분유 또는 유축 수유로만도 하루 시도해보자, 어떤 수유 방법이 더 맞는지 빠르게 파악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을 권유한다. 이후 추가 포스팅을 쓰겠지만 나는 무조건 모유 수유를 할 거야라는 다짐이 아니라면 조리원에서 선생님들 도움을 받으며 모유 수유를 시도하되 최대한 새벽 수유와 모자 동실은 최소화하면서 어떤 게 엄마가 편한 육아 방법일지에 대해 고민하자.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어떻게 해야 아기에게 최선일까, 울리지 않을까를 매 순간 고민하는 엄마들이라면 "어떻게 해야 내가 육아가 조금이라도 더 편해져서 아이를 바라볼 때 행복할까"를 고민한다면 아이를 덜 울리는 최고의 방법을 찾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모유 수유를 못한다고 아니면 빠르게 단유를 했다고 절대 죄책감을 갖지 말자는 마음, 그리고 수유에 대한 고민과 모유 수유의 어려움을 겪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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