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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스캔 기록

[감정스캔 특별편 2화] 감정이 버거웠던 나, 왜 사회생활이 더 힘들게 느껴졌을까?

by 감정스캐너 2025.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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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유독 사회생활이 더 힘들게 느껴졌을까?

직장생활을 하며 종종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
"왜 나만 감정에 이렇게 지치지?"
 
어떤 날은 누군가의 짜증 섞인 말 한마디에 하루가 무너졌고,
또 어떤 날은 회의에서 던진 한숨 하나에 내가 잘못한 것처럼 움츠러들었다
 
나는 늘 최선을 다했고, 무례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이상하게도 타인의 감정이 나를 통째로 잠식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에게 말했다
 

너는 너무 감정적이야

 


나는 감정적인 게 아니라, 감정 분리를 못했을 뿐이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
나는 감정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단지, 감정 분리를 못했던 사람이었다
 

  • 누군가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 '내가 뭘 잘못하나'
  • 누군가 예민하게 굴면 '내가 신경을 더 써야 하나'
  • 누군가 나에게 쏘아붙이면 '내가 부족한가'

그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 때문'이라는 해석으로 연결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갉아먹었다
 
 


왜 우리는 감정 분리를 하지 못할까?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쉽게 섞인다
특히 어릴 때부터 주변 눈치를 보고 자란 사람,
내 감정으로 예민하다는 말을 자주 듣고 나로 인해 화를 내는 부모를 보며
던져지는 감정들에 대해 책임감을 가진 사람은
타인의 감정을 그 사람의 감정이 아닌 "나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이 몸에 밴다
 
그 습관은 직장에서도 이어졌다
상사의 불만, 동료의 짜증, 팀원의 예민함, 우울함, 불편함 호소 등
그 모든 것을 내 몫으로 짊어지고 살았다
 


감정 분리는, 감정을 끊어내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날부터 수많은 감정에 질식하던 나는 의식적으로 감정을 분리하기 위해 훈련을 시작했다
 

  1. 타인의 감정은 나의 잘못이 아닐 수 있다
  2. 그 감정은 그 사람의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3. 나는 그 감정을 받아들이지도, 대신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

이 세 가지 문장을 마음속에 새기며 사람들의 감정을 조금씩 멀리서 관찰하기 시작했다

  • '왜 저럴까' 대신 '저 사람은 지금 저런 상태구나'
  • '내가 뭘 잘못했지' 대신 '저 감정은 그의 몫이지'
  • '내가 어떻게 하면 저 감정을 도와줄 수 있을까' 대신 '저 감정은 내 책임이 아니다'

그러자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얼마나 많은 감정을 내 것이 아닌데도 끌어안고 있었는지
 


감정을 감정으로만 읽는다는 것

그 사람이 사무실에서 화를 냈다
직접적으로 나에게 화를 낸 게 아니라면, 그건 단지 그 사람이 화가 난 상태일 뿐이다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내가 뭘 잘못했지?"도 아니고
"왜 저러는 거지?"도 아니었다
 

그냥, 저 사람은 지금 화가 났다
나는 그 감정을 이해는 하되, 그 감정에 동화되지 않는다

 
 
내가 타인의 감정을 끌어안았다고 해서 기대도 하지 않는다
"저 사람이 나중에는 달라질 수도 있겠지"
"혹시 내가 상처를 줬나? 저 감정을 더 들어줘야 하나?"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사람이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구조는, 나 하나 때문에 절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감정 분리 vs 감정 회피 - 본질적 차이점

감정 분리와 감정 회피는 겉으로 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심리적 작동 구조와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구분감정 분리
(Emotional Differentiation)
감정 회피
(Emotional Avoidance)
정의내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명확히 구분하고,
감정은 감정으로 받아들이되
과도하게 휘둘리지 않음
불편한 감정을 아예 보지 않고
회피하거나 무시함
심리적 태도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함
하지만 '나와 동일시'하지 않음
감정을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피함
혹은 괜찮은척 웃으며 억누름
기능감정을 관찰하고 해석함
객관성과 자기 주도성을 유지함
감정을 무조건 참거나 내 감정을 모른척함
결국 폭발하거나 관계를 피하게 됨
예시 반응"지금 저 사람은 화가 나 있구나,
나한테 개인적인 감정은 아닐 수도 있어"
"아 몰라, 짜증나
이런 상황 생각하기도 싫어"
결과감정이 아닌 상황으로 해석하며 자신을 지킴
대인관계에 안정감을 줌
감정의 근원이 해소되지 않음
문제가 반복되고 회피가 더 커짐
성장 방향감정을 인지하고 선택적으로 대응함
자기 효능감 강화
감정을 무시한 채 방어 기제로 일관
정서적 회복력 저하

 
 
감정 분리는 감정을 '없는 것처럼' 만드는 게 아니라 감정을 '감정으로만' 다루는 일이다
"아, 저 사람 저런 패턴이구나 내가 흔들릴 이유는 없어"
 
감정 회피는 그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일이다
"그냥 신경 끄자, 생각하지 말자 (결국 무의식적으로 참던 감정이 툭 터짐)"
 

그래서 감정 분리는,

  •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 감정을 억누르지도 않고
  • 감정을 하나의 정보처럼 다루는 능력이다
  • 이 능력이 생기면, 사람의 말과 표정과 분위기를 읽어도 그걸 '내 문제'로 가져오지 않는다

 


감정을 분리하고 나를 지켜내는 훈련

내가 감정을 분리하기 전엔 늘 휘둘렸다
상처받았고,
억울했고,
무너졌고,
나답지 않은 모습들이 반복되었다
마치 나도 나를 모르겠고 내가 내 감정에 잡아 먹히는 듯한 느낌
 
계속해서 감정을 분리하는 나는

그 사람의 감정은 그 사람의 것이다
나는 그 감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도,
타인의 감정을 소유하거나 책임질 필요는 없다

 
그리고 나에게도 말한다
"감정을 읽되, 흡수하지 말자
상처받지 말고, 변화도 기대하지 말자
그 사람의 감정 구조는 그 사람의 것
나의 구조는 내가 지켜야 한다"
 
감정을 감정 그 자체로 읽는 훈련,
타인의 감정에 대해 책임지지 않기, 바꾸려 하지 않기 
결국은 감정 스캔은 나를 나로 지키는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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